[레포트] 고완(古翫) 이태준 고완(古翫) 작품, 이태준 / 고완(古翫) 이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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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2-0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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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익고 마음은 무심하고 거기서 빚어진 그릇들은 인공이기보다 자연에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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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완(古翫) - 이태준 어느 때나 윗자리가 울리는 법은 아닐것이다. 옷깃을 여미고 입정(入靜)을 맛보는 것은 아버님이 손수 주시는 교훈이나 다름없다. 우리 집엔 웃어른이 아니 계시다. 오직 하나 나보다 나이 더 높은 것은 아버님이 쓰시던 연적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때로 거만스러워진다. 더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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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네 아버지 쓰던 것으론 이것 하나라고 외할머님이 허리춤에 넣고 다니시면서 내가 크기를 기다리시던 것이 이 연적이다. 휘트먼의 노래에 ‘오, 아름다운 여인이여, 늙은 여인이여!’한 구절이 가끔 떠오르거니와 찻종 하나, 술병 하나라도 그 모서리마다 트고 금간 데마다 배고 번진 옛사람들의 생활의 때는 늙은 여인의 주름살보다는 오히려 황혼과 같은 아름다운 색조가 떠오르는 것이다. . 더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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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 고완(古翫) 이태준 고완(古翫) 작품, 이태준 / 고완(古翫) 이태준
고완(古翫) - 이태준 어느 때나 윗자리가 울리는 법은 아니다. 저것이 아버님께서 쓰시던 것이거니 하고 고요한 자리에서 쳐다보면 말로만 들은, 글씨를 좋아하셨다는 아버님의 체취가 참먹 향기와 함께 자리에 그득 차는 듯하다. 더러는 스스로 아랫자리에 물러섬도 겸양 이상의 풍치가 있다. 조선 시대 자기도 차츰 고려자기만 못하지 않게 세계 애도계(愛陶界)에 새로운 인식을 주고 있거니와 특히 이조의 그릇들은 中國이나 Japan 내지(內地) 것들처럼 상품으로 발달되지 않은 것이어서 도공들의 손은 숙련되었으나 마음들은 어린아이처럼 천진하였다. 얼마 동안이었는지 모르나 아버님과 한때 시대의 풍상을 같이 겪은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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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 고완古翫 이태준 고완古翫 작품 이태준 / 고완古翫 이태준
고완(古翫) - 이태준 어느 때나 윗자리가 울리는 법은 아니다. 고인과 고락을 같이한 것이 어찌 내 선친의 한 개 문방구뿐이리요. 나도 차츰 모든 옛사람들 물건을 경애하게 되었다. 분원 사기(分院沙器)인 듯, 살이 맑고 붉은 점이 찍힌 천도형의 우아한 연적이다. 그 몸이 어느 땅〔地〕흙에 묻힐지도 기약이 없는 망명자의 생활, 생각하면 바다도 얼어 파도 소리조차 적막하던 블라디보스톡의 겨울밤, 흉중엔 무한 한(無限 恨)인 채 임종하시고 만 아버님의 머리맡에는 몇 자루의 붓과 함께 저 연적이 놓였던 것은 어렸을 때 본 것이지만 결코 흐릿한 기억이 아니다.